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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세포 치료제로 담낭, 담도암 저격한다

이름

SMTBIO

등록일

2018-03-16

조회수

136560

      
정용윤 에스엠티바이오 대표
신촌세브란스병원서 임상 1상 중
건강한 사람의 순도 높은 NK세포 활용
"NK세포 순도 98.2%로 경쟁사보다 높아"
"췌장암 등으로도 적응증 확대해나갈 것"




담낭의 다른 말은 쓸개다. 이곳에서 나오는 소화액인 쓸개즙은 담도라 불리는 관을 타고 십이지장에 도달해 소화를 돕는다. 쓸개는 위치상 간 바로 아래에 있는 탓에 '간도 쓸개도 다 내줬다'는 관용어구처럼 간과 함께 묶이는 일이 많지만 '암'에서는 이야기가 크게 다르다. 간암은 수술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와있지만 담낭과 담도에 종양이 생기는 담관계암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난치병에 가깝다.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어 대부분 말기인 상태로 발견되기 때문에 환자의 생존률은 더욱 낮다.

국내 벤처기업이 이 암을 치료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면 무모한 것일까. 그것도 NK세포 치료제라는 생소한 방법으로. 도전의 주인공은 설립된 지 4년차에 접어든 에스엠티바이오다. 15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난 정용윤 에스엠티바이오 대표(사진)는 "NK세포를 활용한 담관계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아직까지 안전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 2상 시행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NK세포는 면역세포 중 하나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 이외에도 암이 재발하는 원인이 되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학계뿐만 아니라 여러 제약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NK세포는 이미 인체에 존재하는 세포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다른 치료제에 비해 안전성은 보장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GC녹십자랩셀, 에이티젠 등 국내 여러 업체들도 NK세포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스엠티바이오가 개발 중인 치료제는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NK세포를 추출한 후 이를 배양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NK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는 환자의 혈액보다는 NK세포가 활발한 건강한 사람의 혈액을 이용하는 게 치료 효과를 더 높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면역거부반응 문제는 없을까. 정 대표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의 경우 면역거부반응 문제가 있지만 많은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NK세포는 면역거부반응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의 NK세포 순도는 98.2%로 경쟁사들에 비해 가장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첫 번째 타깃으로 담관계암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먼저 항암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라는 점을 꼽았다. 정 대표는 "담관계암은 1차 치료제밖에 없다"며 "세포 치료제는 물론 어떤 형태의 치료제도 담관계암을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건 아직까지 나와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탓에 에스엠티바이오는 더 이상 치료할 방도가 없는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엠티바이오가 개발중인 NK세포 치료제는 지난해 희귀의약품 심사를 통과했다. 희귀의약품 심사에 통과하면 임상시험 과정에서 모집해야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 진행이 수월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담관계암은 국내에서는 현재 유병자수 2만명 아래의 희귀암으로 분류되지만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중국, 태국 등에는 환자가 이보다 서너 배 이상 많기 때문에 치료제 자체의 시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에스엠티바이오는 임상 2상이 끝나면 희귀의약품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임상 2상까지의 과정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어느 정도 입증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처방을 하면서 임상 3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일본, 멕시코, 태국, 베트남 등 국가에서는 NK세포 치료제가 의약품으로서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의사의 판단 하에 투여할 수 있는 시술로 분류될 정도로 안전성이나 효과는 이미 입증돼 있다"고 했다.

에스엠티바이오는 담관계암 치료제를 시작으로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그는 "담관계암 치료제로서 시장을 선점하고, 적응증을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췌장암으로도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T세포에 암세포를 더 효율적으로 공격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가하는 꿈의 항암제 CAR-T 치료제뿐만 아니라 NK세포를 활용한 CAR-NK 치료제도 내년 전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기사 원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5&aid=0003907642